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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생, 아카데미 지하에 묻힌 진실을 쫓다

3

헬렌이 도서관 카운터에 나타난 것은 그 날 오후였다. 루이스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가능성을 계산했다. 도서관 사서가 일주일째 출근하지 않았고, 헬렌의 얼굴에 피로가 묻어났으며, 그녀의 오후 시간표가 갑자기 비워졌다는 것들을 종합하면 자명한 결론이었다. "루이스." 헬렌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다. 그녀는 카운터 뒤에서 도서 반납 시스템을 정렬하고 있었다. 손가락은 쉬지 않고 움직였지만, 어깨는 축 처져 있었다. "엄마가 열이 나가지고... 병원 검사를 받으러 가고 있어. 한 달 정도 회복이 필요하대." 그녀는 책 더미를 옆으로 밀어냈다. 불필요한 설명처럼 들렸지만, 루이스는 그것이 필요한 설명이라는 것을 알았다. 헬렌은 누군가에게 상황을 납득시켜야 했다. 아마도 자신에게. "그래서 나한테 도서관 업무를 도와달라고 하셨어. 방과 후 시간이랑 주말." 루이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헬렌을 봤다. 그녀의 얼굴, 손, 어깨의 긴장도. 모든 것이 정보였다. 헬렌이 고개를 들었다. "엄마는 도서관이 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주 미미하게. 대부분의 사람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루이스는 눈치챘다. "괜찮아?" 헬렌은 웃음을 시도했다. 성공하지 못했다. "응. 엄마가 뭔가 많이 걱정하시더라고. 도서관 일 말고도... 다른 것도." 그녀는 말을 멈췄다. 뭔가 더 말하려다가 멈췄다. 루이스의 눈이 그녀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피곤해서일까. "무슨 걱정?" 루이스가 물었다. 질문의 형태였지만, 톤은 중립적이었다. 압박이 아니었다. 단순한 확인. 헬렌은 한숨을 쉬었다. "엄마가 비밀을 많이 지키는 분이거든. 도서관 일이랑 관련된... 뭔가. 근데 아픈 거랑 상관있는 것 같아. 근데 뭔지 안 알려주시고." 그녀의 손이 책 등판을 다시 만졌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것처럼. "엄마가 내게 도서관 지하의 특정 영역은 건드리지 말라고 하셨어. 평소에는 말 안 하던 건데, 며칠 전에 갑자기. '그 구역에는 오래된 기록들이 있는데, 아무도 건드리면 안 된다'고." 루이스의 호흡이 거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헬렌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손가락을 보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나더러 만약 누군가 물어보면, 그 구역은 정리 중이라고 하라고 했어. 아무도 못 들어간다고." 침묵이 카운터 위에 내려앉았다. 루이스는 생각했다. 빠르게. 여러 각도에서. 헬렌의 어머니가 알고 있다는 것이 확실했다. 벽 뒤의 비밀을. 아니면 최소한 그 비밀의 일부를. 1954년부터 1962년 기록들이 그곳에 집중된 이유. C형 회로가 왜 삭제되었는지. 왜 도서관 사서만이 특정 영역에 접근할 수 있는지. 모든 것이 연결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헬렌은 그 연결고리 위에 서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로 인해. 그리고 그것은 위험했다. "너무 걱정 많이 하지 마." 루이스가 말했다. "네 엄마도 힘들 텐데, 너까지 생각 많이 하면 좋지 않아." 헬렌이 고개를 들었다. 루이스를 바라봤다. 그의 표정에서 뭔가를 읽으려는 듯. "루이스는... 신경 안 쓰니?" "뭘?" "퇴학 말이야. 일주일 남았잖아." 루이스는 카운터를 향해 걸어갔다. 헬렌 옆에 섰다. 그녀의 시선이 따라왔다. "신경 쓴다." 그것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해야지. 못해도 할 수 있는 게 뭔가는 있을 거야." 헬렌이 웃음을 흘렸다. 이번에는 진짜 웃음이었다. 약하지만.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와?" 루이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카운터를 둘러봤다. 책들, 카탈로그, 컴퓨터. 그리고 뒤쪽으로 보이는 계단.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지하 구역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네." "그렇지. 몇 달은 걸릴 것 같아." 헬렌이 한숨을 쉬었다. "엄마가 그 일까지 내한테 맡기실 리는 없을 것 같긴 한데... 일단은 기록 정렬만 도와주고 있어. 반납 처리, 새 책 분류, 이런 거."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진짜?" "응." 루이스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약속하는 톤이 아니었다. 이미 정해진 일정을 확인하는 톤이었다. 헬렌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고마워. 그래도 넌 책도 많이 봐야 하고..." "평소처럼 하면 되지." 루이스가 말했다. "지하에서 혼자 정리하는 것보다는 둘이 하는 게 빠르지 않을까." 그 말은 정확했다. 효율성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헬렌의 얼굴에서는 그것이 다르게 읽혀 보였다. 관심으로. 배려로. "그럼... 내일부터 시작할 수 있어?" "응." 루이스는 책장을 다시 바라봤다. 그의 시선은 계단 위로 내려갔다. 지하의 어둠 속으로. 1954년부터 1962년의 기록들. 그리고 그 책들 옆에 있을 벽. 그 벽 뒤에 있을 것들. "내일부터." 루이스가 반복했다. 헬렌은 그의 표정을 다시 읽으려 했지만, 루이스는 이미 책 더미를 들고 있었다. 근처 선반로 가는 척하는 동작. 자연스러운 움직임. 하지만 그의 눈은 다시 한 번 계단을 지나갔다. 계획이 이미 형성되고 있었다. 헬렌이 도서관 업무를 돕게 된다는 것은 기회였다. 하지만 그것이 위험이기도 하다는 것을 루이스는 알고 있었다. 도서관 사서가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서가 헬렌에게 경고를 했다는 것. "그 구역에는 오래된 기록들이 있는데, 아무도 건드리면 안 된다"고. 그것은 호기심이 아니었다. 그것은 보호였다.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 루이스는 책을 선반에 올렸다. 기계적으로. 정확하게. 그리고 계획했다. 헬렌을 어디까지 포함시킬지. 무엇을 숨길지. 언제 진실을 말할지. 그녀는 이미 경계선 위에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 때문에. 그 경계선을 넘으려고 하는 루이스 때문에. 루이스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진행했다. 카운터로 돌아갔을 때, 헬렌은 여전히 책을 정렬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피로가 남아 있었지만, 눈빛은 조금 더 밝았다. "고마워, 루이스. 정말." 그녀가 말했다. 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뵀어." 그것이 약속인지 확인인지는 불명확했다. 하지만 헬렌은 그것을 약속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루이스는 도서관을 나가면서 생각했다. 지하 구역. 정리 중. 아무도 못 들어간다. 그 말은 거짓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들어갈 것이다. 루이스는. 그리고 그 여정이 시작되기 전에, 그는 모든 변수를 계산해야 했다. 도서관 사서의 의도. 헬렌의 한계. 벽 뒤의 비밀까지의 거리. 그리고 무엇보다. 일주일 안에 퇴학 심사를 뒤집을 수 있는 증거를 찾을 수 있는가. 루이스의 발걸음은 아카데미의 복도를 통과했다. 평소처럼.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지하로 향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도서관에 들어선 다음 날 오후, 헬렌을 찾았다. 헬렌은 반납 카운터 뒤에서 대출 기록을 정렬하고 있었다. 어제보다 더 피곤해 보였다. 엄마가 입원한 지 사흘째였다. 아침부터 도서관 업무를 돌보고, 저녁에는 병원을 다녀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카운터 앞에 섰다. "헬렌." 헬렌이 고개를 들었다. 그 얼굴에 반가움이 떠올랐다가 이내 사라졌다. 루이스의 표정 때문이었다. 그의 얼굴은 평소와 달랐다. 무언가를 요구하는 표정이었다. "뭐야? 또 마법 이론서?" 헬렌이 물었다. 최근 루이스가 자주 오는 이유가 책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야." 루이스가 말했다. "도움이 필요해." "...도움?" 헬렌의 눈이 가늘어졌다. 루이스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것 자체가 드물었다. 게다가 지금은 상황이 복잡했다. 엄마가 병원에 있고, 자신이 도서관을 혼자 봐야 하는 와중에. "어떤 도움?" "지하 정열 구역을 봐야 해." 헬렌의 표정이 굳어졌다. "안 돼." 그 대답은 즉시였다. "엄마가 그 구역은 건드리지 말래. 누가 물어보면 정리 중이라고 했고." "알아." 루이스가 말했다. "그래서 너한테 물어보는 거야." "루이스." 헬렌이 카운터에서 일어섰다. 목소리가 낮아졌다. "뭐가 문제야? 왜 갑자기 그 구역을?" 루이스는 한 발 물러섰다. 주변을 훑었다. 도서관에는 학생 셋과 노인 하나뿐이었다. 모두 책에 집중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기는 그래." 그가 말했다. "뒤쪽으로 가자." 헬렌은 망설였다. 루이스의 눈을 마주했다. 그 눈에는 평소의 무관심이 없었다. 대신 무언가 절박한 것이 있었다. 헬렌은 그것을 처음 봤다. "...알겠어." 헬렌이 중얼거렸다. 그들은 도서관 뒤의 열람실로 들어갔다. 이곳은 학생들이 거의 오지 않는 구역이었다. 먼지가 소복이 내려앉은 오래된 책들만 가득했다. 헬렌은 문을 닫았다. "얘기해." 루이스는 책장 사이로 들어갔다. 헬렌이 따라왔다. "너희 엄마가 지하 구역을 막은 이유가 뭘까?" 루이스가 물었다. "그건... 정리 중이어서?" 헬렌이 답했지만 확신이 없었다. "아니야." 루이스가 진열된 책들을 살펴봤다. "정리 중이면 왜 누군가에게 건드리지 말래? 정리 중인 구역은 보통 개방하지 않는 게 맞아. 하지만 '누가 물어보면 정리 중이라고 했고'라는 건 다른 의미야." "...뭔 의미?" "거짓말을 미리 정한 거야.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헬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건... 엄마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거네." "응." 루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너를 그 숨김에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했어. 만약 누군가 물어보면 넌 정말로 모르고 있으면서, 정해진 말만 반복하도록. 그럼 너는 거짓말쟁이가 아니게 돼." 헬렌은 말이 없었다. 루이스의 분석은 정확했다. 엄마가 지하를 막은 방식을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게 보였다. "그럼... 엄마가 뭘 숨기고 있는 거야?" "모르겠어." 루이스가 솔직하게 답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할 가능성이 높아." "왜?" "너희 엄마는 도서관 사서야. 200년 된 아카데미의 도서관 사서. 그런 사람이 어떤 구역을 그렇게까지 보호하려면, 이유가 있어야 해." 루이스가 헬렌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알아야 해." "...왜?" "내가 퇴학당하기 전에." 헬렌의 숨이 멎었다. "루이스..." "일주일 남았어."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퇴학 심사가. 내 점수로는 막을 수 없어. 마법 이론에서 다시 낙제했거든. 그래서 증거가 필요해. 내가 정말 쓸모없는 학생이 아니라는 증거. 아니면 아카데미 자체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증거. 둘 중 하나라도 찾으면, 퇴학 심사를 뒤집을 수 있을 거야." 헬렌은 루이스의 말을 천천히 이해했다. "그래서 지하 구역을?" "응. 아카데미가 200년간 보관해온 비밀이 있다면, 지하가 제일 그럴듯한 장소야." 루이스가 한 발 더 다가섰다. "너의 엄마가 그것을 지키고 있다면, 더더욱." "그런데..." 헬렌이 목소리를 떨어뜨렸다. "만약 엄마가 진짜 뭔가 중요한 걸 숨기고 있다면? 우리가 그걸 보면... 엄마가 위험해질 수도 있지 않아?" 루이스는 그 질문을 예상하고 있었다. "맞아. 그래서 나는 너한테 강요하지 않을 거야." 그가 말했다. "이건 너의 선택이야. 도와줄지, 안 할지." 헬렌은 루이스를 바라봤다. 그 눈동자 깊숙이 뭔가 있었다. 보통의 루이스가 아닌 무언가. 절박함? 아니면 두려움? 헬렌은 모르겠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루이스가 정말로 막다른 상황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선택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엄마가 알면 화낼 거야." 헬렌이 중얼거렸다. "진짜." "알아." 루이스가 답했다. "고마워." 헬렌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응. 근데 도와줄 거라는 걸 알아." 헬렌은 루이스를 노려봤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지하 정렬 구역이라고 한 곳은 사실 세 구간으로 나뉘어 있어. 앞쪽은 100년 이상 된 책들이고, 중간은 오래된 정기 간행물, 뒤쪽은..." 헬렌이 말을 멈췄다. "뒤쪽은?" 루이스가 물었다. "뒤쪽은 엄마도 거의 안 가. 내가 한 번 물어봤을 때, '정렬이 필요 없다'고 했어. 그런데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은 가. 뭔가를 확인하러." 루이스의 눈이 반짝였다. "지하에서 어느 정도 거리에?" "북쪽 끝. 서고 뒤쪽." 헬렌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루이스는 그것을 머릿속으로 기억했다. 아카데미 지도를 그려가며. "벽이 있어?" "응. 벽돌벽. 진짜 오래 보여. 200년 된 건 아닐 것 같은데... 100년은 된 것 같아." "벽 상태는?" "균열이 있어. 작은 것들. 그리고..." 헬렌이 다시 말을 멈췄다. "뭐?" "마법 냄새." 헬렌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오래된 마법 같아. 엄마도 한 번 그 벽에 손을 얹었을 때, 마나 반응이 있었어. 아주 미미하지만." 루이스는 지금까지의 정보를 정렬했다. 벽. 균열. 오래된 마법. 사서가 정기적으로 방문. 그것은 금고의 모습이었다. "헬렌, 지하로 가자." "지금?" "응. 닫기 전에 그 벽을 봐야 해." 헬렌은 망설였지만, 카운터에 '잠시 후 돌아옵니다'라고 붙이는 것으로 동의를 표시했다. 둘은 도서관의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 계단은 어두웠다. 헬렌이 손전등을 켰다. 빛이 서고의 높은 책장들을 가로질렀다. 루이스는 헬렌의 뒤를 따랐다. 그의 눈은 벽과 바닥을 분석하고 있었다. 돌의 나이. 마법의 흔적. 배치. 그들이 북쪽으로 향할수록, 공기가 차가워졌다. 그리고 루이스는 그것을 느꼈다. 미미하지만 명확한 마나의 맥동. 벽에서. "여기야." 헬렌이 멈추고 손전등을 벽에 대향했다. 루이스는 벽 앞에 섰다. 손을 얹었다. 차갑고, 거친 질감.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있었다. 봉인된 무언가가. "루이스?" 헬렌이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뭐야?" 루이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손을 따라 벽을 더듬으며 이동했다. 균열을 따라. 마나의 맥동을 따라. 그리고 그는 발견했다. 벽의 가운데쯤, 손가락만한 크기의 홈이 있었다. 마법 회로의 흔적이었다. 거의 지워졌지만, 여전히 존재했다. "여기." 루이스가 중얼거렸다. "문이 여기 있어." 헬렌의 숨이 멎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