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 막내, 파산 전날로 돌아가 가족부터 지킨다준호는 눈을 떴다.
천장의 무늬가 선명했다. 작은 금이 간 곳, 페인트가 벗겨진 곳, 그마저도 정확하게 기억 속에 있었다. 10년 전 침실의 모습 그대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다섯 개 모두 반응했다. 팔을 들었다. 어깨까지 통증 없이. 다리를 구부렸다. 무릎 관절에서 약간의 뻣뻣함이 느껴졌지만, 그것도 10년 전 그대로였다. 25세 젊은 몸.
침대에서 일어났다.
발이 차가운 바닥에 닿는 순간, 기억이 쏟아져 내렸다.
———
2034년 11월 23일.
대우 그룹 본사 지하 1층 주차장.
준호의 시야는 흐릿했다. 대시보드의 에어백이 터지면서 얼굴을 내려쳤다. 피 맛이 입안에 퍼졌다. 혀를 깨물었나? 아니다. 이마가 상처났다. 대시보드에 부딪혔을 때 난 상처에서 흐르는 피였다.
차량 사고였다.
그런데 사고가 아니었다.
준호는 백미러를 통해 뒤를 봤다. 검은 SUV가 그의 차를 들이받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흰 장갑을 낀 손이 핸들을 잡고 있는 것까지 보였다.
그 순간 무언가가 뇌에 부딪혔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 죽음의 신호였다.
마지막 순간, 준호의 눈에 비친 것은:
아버지가 회의실에서 무너지는 모습.
형들이 헤어지는 모습.
민지가 혼자 길을 걷는 모습.
어머니가 텅 빈 집에서 울고 있는 모습.
그리고 박은영의 웃음.
———
준호는 화장실로 갔다.
거울 앞에 섰다. 얼굴이 있었다. 25세의 얼굴. 미간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왼쪽 광대뼈에 옅은 멍 같은 자국이 있었는데, 그것도 10년 전 그대로였다. 지난해 이수진과의 언쟁 중에 생긴 자국. 아버지 앞에서는 실수로 넘어졌다고 했었다.
손가락으로 얼굴을 만져봤다. 감각은 정확했다. 피부의 온도. 턱의 경도. 눈가의 세밀한 주름들.
기억이 맞다는 증거.
준호는 양손으로 세면대를 잡았다. 손가락이 차가운 도자기 가장자리를 누르고 있었다. 현실의 감각이었다.
10년이 돌아온 것이다.
물을 마셨다. 수돗물의 맛이 입안에 퍼졌다. 약간의 염소 냄새. 서울 수돗물의 특유한 맛. 10년 전 그대로.
침실로 돌아갔다.
침대 옆의 책상 위에 있는 노트북을 켰다. 윈도우 로그인 화면이 떴다. 비밀번호를 쳤다. 맞았다. 바탕화면의 배경도 10년 전 그대로였다. 한강의 야경 사진.
휴대폰을 들었다.
화면에 여러 개의 알람이 떠 있었다. 아버지로부터의 미시지가 하나. 시간 표시는 자정이 가까웠음을 알렸다.
[내일 아침 7시 본사 회의실. 중요한 안건.]
그 메시지를 본 10년 뒤의 준호는 그저 대충 읽고 넘어갔었다. 회사의 위기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아버지의 파산 발표를 이미 경험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준호는 달랐다.
그 메시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내일 아침 7시. 그 시간에 아버지는 회의실에서 회사의 재정 상황에 대해 발표할 것이다. 임원진들 앞에서. 자신의 심장 질환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숨기고서.
그 발표 3시간 뒤.
오전 10시쯤.
아버지는 주차장에서 차에 오를 것이고, 의도적인 교통사고에 말려들 것이다.
준호의 심장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노트북에 메모장을 열었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멈췄다. 10년 뒤의 기억들이 정렬되기 시작했다. 마치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는 것처럼.
박은영.
회계 담당 전무. 표면적으로는 능력 있는 임원진. 실제로는 횡령범. 지난 3개월간 대우 그룹의 계열사 자금 15억을 빼돌렸다. 준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10년 뒤의 경영 진단 보고서에서 직접 확인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었다.
이준석.
아버지의 형. 회사 이사. 아버지의 신뢰를 무기 삼아 내부 거래를 했다. 준호는 그것도 알고 있었다. 10년 뒤에 공개된 감시 카메라 영상에서 본 것들. 박은영과의 밀담. 외부 세력과의 접촉.
이수진.
둘째 형. 야심 많은 경영인. 아버지의 파산 이후 준호를 배신했다. 자신의 계열사를 독립시키고 다른 그룹으로 넘어갔다. 준호는 그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형이 자신을 보는 눈의 차가움을. 아버지를 포기한 후의 형의 모습을.
이재훈.
첫째 형. 경영 능력은 뛰어났지만 정치력이 부족했다. 준호는 형이 결국 10년 뒤에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과로 때문에. 아버지를 살리려다 자신의 건강을 포기하면서.
민지.
여동생. 예술 감각이 뛰어났지만, 가족이 흩어진 후 혼자 남겨졌다. 준호는 그 장면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민지가 눈물을 흘리며 서울을 떠나는 그 모습을. 혼자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가는 그 모습을.
어머니.
약한 성격의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 이후 혼자 남겨졌다. 정신을 잃었다. 약물 중독. 요양원. 준호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2043년의 어머니. 준호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모든 것이 명확했다.
준호는 다시 메모장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박은영 - 횡령 적발 → 해임 추진]
[이준석 - 외부 거래 감시 → 증거 수집]
[이수진 - 야심 제어 → 협력 유도]
[아버지 - 건강 점검 → 안전 확보]
[가족 - 분산 방지 → 통합 전략]
손가락을 멈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일 아침 7시의 회의였다. 그 회의에서 준호는 박은영의 횡령을 직접 들어낼 것이다. 아버지 앞에서. 형들 앞에서.
그리고 아버지의 주의를 회사의 위기로 돌릴 것이다.
파산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준호는 노트북을 닫았다.
시계를 봤다. 밤 12시 37분.
8시간 23분이 남아 있었다.
침대로 돌아가려는 순간, 준호는 거울 앞에서 다시 멈춰 섰다.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봤다.
25세의 얼굴. 하지만 눈은 35세의 눈이었다. 10년을 더 살았던 눈. 죽음을 본 눈.
입가에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두려움인가?
아니다.
결의였다.
10년 뒤의 기억이 남겨준 선물이자, 동시에 저주였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안다는 것.
준호는 거울에 손을 얹었다.
차가운 유리를 통해 느껴지는 자신의 손가락.
현실이었다.
이것이 현실이고, 내일이 올 것이고, 아버지를 살릴 것이고, 가족을 지킬 것이다.
그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아버지]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시간은 자정 48분.
준호는 화면을 보며 서 있었다. 손가락이 천천히 움직여 전화를 받았다.
"네, 아버지."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거친 숨소리였다. 아버지의 심장 박동 소리. 약해지는 박동. 죽음을 향해 가는 박동.
"준호... 너는... 자고 있었나?"
아버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아니요. 깨어 있었습니다."
침묵.
"내일 아침을... 꼭 와야 한다. 회사가... 끝날 지도 모른다."
"알겠습니다, 아버지."
"너는... 어떻게 생각하나? 회사의 미래에 대해..."
그 질문이 왔다. 10년 뒤의 준호는 그 질문을 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그 밤에 준호에게 묻지 않았다. 그저 혼자 고민하다가 죽었다.
준호는 천천히 말했다.
"아버지는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뭐?"
"내일 아침, 회의실에서 뵙겠습니다. 그때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숨소리가 조금 안정되었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기대해보지."
"네, 아버지."
통화가 끝났다.
준호는 휴대폰을 내려놨다.
거울 속의 자신이 여전히 서 있었다. 25세의 얼굴. 10년의 기억을 가진 눈.
내일은 올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다를 것이다.
준호는 침대로 돌아갔다.
어둠 속에서, 그는 천장을 바라봤다.
눈을 감지 않았다.
깨어 있을 필요가 있었다.
8시간.
그 8시간 동안 모든 것을 계획해야 했다.
시계가 자정을 넘어 움직였다.
2024년 3월 16일.
한 시간 뒤, 해가 뜰 것이다.
준호는 눈을 열고 있었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 4시 37분.
준호는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밤새 누운 것이 아니라 앉아만 있었다. 눈을 감은 적도 없었다. 천장의 스티로폼 몰딩을 바라보고, 손가락으로 침대의 면을 만져보고, 귀로 고층 아파트의 밤소리를 들었다. 모두 같았다. 25년 전, 그리고 10년 뒤의 기억 사이에 끼인 이 현재는 정확히 같았다.
욕실의 조명이 켜졌다. 할로겐 스포트라이트가 세 개, 거울 위에 박혀 있었다. 전생에서 본 것과 똑같은 배치였다. 준호는 거울 앞에 섰다.
얼굴을 마주했다.
25세의 얼굴이었다. 그의 얼굴이었다.
눈이 맑았다. 검은 동공이 거울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 안에 10년의 시간이 들어 있었지만, 밖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피부는 여전히 매끄러웠다. 턱선은 또렷했다. 25세의 신체—아직 성장이 다 끝나지 않은, 아직도 변할 여지가 있는 신체였다.
준호는 손을 들어 얼굴을 만져봤다.
손가락이 뺨을 지나갔다. 따뜻했다. 혈액이 흐르고 있었다. 실재했다.
그는 턱을 만졌다. 아침 면도를 안 해서 까칠했다. 10년 뒤에도 자신은 아침형 인간이 아니었다. 그때도 면도는 항상 늦었다. 회의 1시간 전에 서둘러 하곤 했다.
거울 속의 자신이 그대로 모방했다.
준호는 가슴팍에 손을 얹었다.
심장이 뛰고 있었다. 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규칙적이고, 강했다. 아버지처럼 약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심장이 10년 뒤에 더 약해질 것이라는 것을 준호는 알고 있었다.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후, 약을 먹고도 계속 악화되는 그 심장을 말이다.
손을 내렸다.
거울을 더 자세히 봤다. 눈 밑의 피로는 아직 없었다. 10년 뒤에는 명백했다. 그때의 준호는 항상 졸려 보였다. 회사 일로 밤을 지새우고, 형들의 배신으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초췌해졌다. 그런 피로의 흔적이 지금은 없었다.
아직이었다.
이 얼굴은 아직 망가지지 않았다.
준호는 거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입을 열었다 닫았다. 목에 움직임이 보였다. 실재의 증거였다. 그는 환각 속에 있지 않았다. 정신병동의 침대에서 꾸는 꿈이 아니었다.
물을 틀었다.
찬물이 쏟아져 내렸다. 손을 들었다. 물이 손가락 사이로 흘렀다. 차가웠다. 준호는 얼굴을 물에 담갔다.
숨을 못 쉬게 될 정도로 차가운 물이 피부를 관통했다. 코로 물이 들어올 뻔했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물이 얼굴을 타고 떨어졌다. 거울에 물이 튀었다. 흐릿해진 거울 속에서 자신의 윤곽만 보였다. 하지만 그 윤곽은 분명히 있었다.
수건을 집어 얼굴을 닦았다.
다시 거울을 봤다.
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 있었다. 자신이 손으로 쓸어올렸다. 길을 잃은 머리카락들이 정렬되었다. 10년 뒤에는 여기저기서 머리카락이 더 빠졌다.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고, 단순히 나이 때문일 수도 있었다.
지금은 아직 풍성했다.
준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정말로 돌아왔다는 확신이, 이제야 얼굴을 통해 밀려왔다. 숫자와 달력만으로는 믿음이 부족했다. 하지만 거울은 거짓을 말할 수 없었다. 이 얼굴은 25세였다. 그리고 준호는 그 얼굴이 다시 늙어가는 과정을 막을 수 있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다시 늙어가지 않도록 할 수 있었다.
욕실 거울 옆에는 작은 선반이 있었다. 거기 놓인 스킨케어 제품들. 10년 뒤에는 이런 것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준호는 그저 세안만 하고 나왔다. 때로는 세안도 건너뛰었다.
준호는 손을 뻗어 거울을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눈썹 모양. 코 높이. 입술의 색. 광대뼈의 각도. 10년 뒤에 변했던 모든 것들이 여기 없었다. 되돌려졌다.
아버지는 어떨까?
준호는 욕실을 나왔다. 거실로 향했다.
창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새벽 4시 반. 서울 하늘은 검은색이었다. 멀리 강남역 방향에 불빛이 보였다. 편의점과 카페. 밤새 깨어 있는 도시의 일부였다.
준호는 침실로 돌아가 옷을 입었다. 검은색 티셔츠와 회색 바지. 평상복이었다. 회의는 7시이지만, 6시 30분쯤 나가면 충분했다. 대우그룹 본사는 강남역에서 5분 거리였다.
휴대폰을 확인했다.
새로운 메시지는 없었다. 아버지와의 통화가 끝난 지 2시간이 넘었다. 준호는 아버지가 이제 잠을 청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여전히 깨어 있을 수도 있었다. 어쨌든 아버지는 내일 아침 회의에서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내일 아침, 회의실에서 뵙겠습니다."
그때 준호의 말이 맞았다. 보여줄 것이 있었다. 박은영의 횡령 증거. 아직 노출되지 않은 수치들. 거짓 회계 장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에 대한 전략.
10년 뒤의 준호는 그 증거들을 모았지만 너무 늦었다. 아버지는 이미 파산을 결정한 후였다. 이수진은 이미 박은영과 거래를 시작한 후였다. 이준석은 이미 자금을 빼돌린 후였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
준호는 침대에 앉았다. 시계를 봤다. 새벽 4시 47분.
2시간 13분.
그 시간 동안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이 있었다.
준호는 휴대폰을 들어 메모장을 열었다. 밤새 작성한 계획서가 있었다.
**[회의 시나리오 - 2024년 3월 16일 7:00 AM]**
**1단계: 질문 제시 (7:00 - 7:15)**
- 박은영의 최근 3개월 거래 내역 공개 요청
- 아버지의 반응 확인
- 박은영의 반응 관찰
**2단계: 증거 제시 (7:15 - 7:30)**
- 횡령 규모 추정치 제시
- 계열사별 손실액 계산
- 박은영의 동맥 거래 기록
**3단계: 조치 결정 (7:30 - 7:45)**
- 박은영 해임 건의
- 경찰 신고 시기 결정
- 보안 강화 방안 제시
**4단계: 형들 확보 (7:45 - 8:00)**
- 이재훈과 사전 협력 유도
- 이수진의 반응 차단
준호는 메모를 다시 읽었다. 계획은 단순했다. 너무 단순했다. 하지만 단순함이 강점이었다. 복잡할수록 변수가 많았고, 변수가 많을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그는 메모장을 내렸다.
거울을 다시 보고 싶었다.
욕실로 다시 돌아갔다. 할로겐 조명이 여전히 켜져 있었다. 준호는 거울 앞에 섰다.
같은 얼굴이었다. 25세의 얼굴. 하지만 이제는 다른 눈빛이 있었다.
10년을 살아본 눈이 25세의 얼굴 속에 갇혀 있었다.
준호는 손으로 거울을 만져봤다. 유리는 차가웠다. 자신의 손 반영이 유리에 겹쳐졌다. 손 위에 손이 있었다. 현실과 거울의 경계가 사라졌다.
그는 손을 내렸다.
"할 수 있어."
목소리가 나왔다. 자신의 목소리였다. 10년을 산 목소리. 하지만 25세의 목에서 나온 목소리였다.
거울 속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닫았다. 같은 움직임이었다.
준호는 욕실을 나왔다.
시계는 새벽 5시 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2시간 58분이 남아 있었다.
그는 침실로 돌아가 침대에 누웠다. 이번엔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었다. 어떤 사람도 이런 날에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다.
준호는 천장을 바라봤다. 눈을 다시 떴다.
50분 뒤, 해가 뜰 것이다.
그 이후로는 시간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10년 뒤의 기억은 현실과 부딪칠 것이고, 변수는 나타날 것이고, 계획은 틀어질 것이다.
하지만 준호는 알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그 얼굴이 아직 망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이번엔, 망가지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을.